주말에 볼만한 영화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드리려고 합니다. 특히나 판타지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더욱 좋은 정보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지난번 1탄에 이어서, 판타지 영화 추천 2탄을 준비했습니다.
최근 [토르 : 러브 앤 썬더]를 보고 나서, 판타지 장르에 더욱 빠지게 되었습니다.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 머릿속으로만 상상하던 일들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어떤 모습일지, 판타지 영화를 통해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다양한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놓은 것 중 하나가 바로 판타지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현실의 인간에게서는 측정될 수 없는 크기의 힘을 맨손으로 휘두르는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 혹은 내가 다른 평행세계에서 출판된 소설 속의 주인공이라면? 하는 상상까지... 누군가는 무언가를 상상해보는 것이라는 행위 자체를, 무의미하고 허무맹랑한 공상 혹은 현실감각을 잊은 채 시간 낭비만 하는 행위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상상력의 가치와 힘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도 상상력 조금만 더하면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실이 지칠 때, 상상력으로 가득한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잠시나마 현실에서 떨어져 있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립니다. 다시 현실로 복귀했을 때, 더 큰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요.
1. 스트레인저 댄 픽션 (Stranger than Fiction, 2006)
◆ 영화 줄거리
주말에 볼만한 영화로 추천하는 첫 번째 영화는, 윌 페럴 주연의 영화 [스트레인저 댄 픽션(Stranger than fiction)]입니다. 이 영화 속의 주인공은 매일매일을 지루하고 반복되는 루틴으로 살아가고 있는 국세정 직원 헤롤드 크릭입니다. 이렇게 따분한 일상을 살아가던 헤롤드 크릭은 어느 날, 머릿속에서 중얼대는 한 여성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듣다 보니 이상한 거죠. 바로 자신의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결말은 그의 죽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해롤드 크릭의 머릿속에서 이야기하던 여자는 작가였고, 그녀는 늘 주인공의 비극적인 결말로 이야기를 끝맺곤 했습니다.
해롤드 크릭은 작가가 쓰고 있는 소설의 결말을 바꿔야 함을 직감하고, 그녀를 찾아 떠납니다. 해롤드 크릭은 어떤 작가의 소설 속 주인공이었고, 소설가가 정해놓은 운명, 즉 비극적인 죽음의 운명에서 벗어나야 했습니다.
◆ 감상 포인트
주인공인 해롤드 크릭이, 자신이 소설 속 주인공임을 알게 되고, 이 미스터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문학교수 힐버트를 찾아갑니다. 소설 속의 결말처럼, 자신이 곧 죽게 될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는 질문에 힐버트는,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으며, 그렇게 때문에 하루하루를 더욱 의미 있게,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대사를 듣고, 시간 여행을 통해 인생의 진짜 의미를 찾고, 내가 선택하는 주체적인 삶에 대해 깨닫게 된 노라의 이야기를 담은 책 [미드나잇 라이브러리]가 생각났습니다. 쳇바퀴 돌듯 매일이 똑같은 건조한 삶을 살아가던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책인데, 이 영화 역시 비슷한 가치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인생은 다른 누군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이 영화와 함께 보면 좋은 영화들
존 말코비치 되기 (Being John Malkovich, 1999) | 유명한 배우의 뇌 속으로 통하는 루트가 되는 방이 존재한다면? 배우가 느끼는 모든 감각까지 느껴볼 수 있다면? |
트루먼 쇼 (The Truman Show, 1998) | 내 인생의 일거수 일투족이 지금까지 TV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었다면? 가족과 친구, 회사 등 모든 것이 다 알고보니 가짜였다면? |
2. 휴먼 네이처 (Human Nature, 2001)
◆ 영화 줄거리
이 영화에는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특정 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동물처럼 몸에서 털이 자라는 여자 라일라. 문명과 예절이 지구의 평화를 지키는 요인이라고 굳게 믿으며 야만성을 혐오하는 남자 나단. 그리고 인간에게 환멸을 느낀 아버지를 따라 20여 년 간 숲에서 짐승들과 함께 자라온 퍼프.
털이 수북한 자신의 모습을 비관하여 자살하려는 여자 라일라는, 목숨을 끊으려는 순간 눈앞에 나타난 생쥐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동안 인간의 잣대로 자신의 외모를 못마땅해했던 것이 어리석었음을 깨닫고, 숲으로 들어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선택합니다. 자연의 상태를 추구하게 된 라일라와는 반대되는 남자가 여기 있습니다. 바로 나단입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부모의 엄격한 예절 교육을 받고 자랐으며, 강박적으로 에티켓과 문명을 신봉하는 어른으로 자랍니다. 그는 기니피그나 쥐에게 식사 예절을 가르치는 연구를 하죠.
자연으로 돌아간 라일라에게는, 그녀가 참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성욕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털을 깎고 본연의 모습을 숨긴 채 짝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는 그녀는 나단을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되죠. 어느 날 둘은 숲으로 하이킹을 갔다가 짐승에게 길러진 듯한 야성 인간, 퍼프를 만나게 됩니다. 좋은 실험 대상이 되겠다고 생각한 나단은 퍼프를 자신의 연구실로 데리고 가서는, 인간의 언어와 식사 예절, 오페라 보는 법 등을 가르칩니다. 이렇게 제법 인간 다워진 퍼프이지만, 역시나 그에게도 참을 수 없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성욕이었습니다. 결국, 낮에는 문명과 가까워진 매너 있는 인간의 모습으로, 그리고 밤에는 창녀를 찾아가 그의 본능에 충실한 시간을 보내며, 이중적인 생활을 하게 됩니다.
순수한 야성을 잃은 듯 보인 퍼프를 안타까워하던 라일라는, 퍼프를 연구실에서 탈출시켜 주고자 합니다. 하지만 한 번 문명에 길들여진 퍼프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 적응하는 것이 가능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감상 포인트
인간의 본성과 문명 사이에서 우리는 어느 쪽을 따라서 사는 것이 더 좋을까 라는 물음을 던져주는 영화입니다. 태어났을 때 기본적으로 가지게 되는 본성은 교육을 통해 다듬어지게 되고, 어떤 부분에서는 잃게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문명을 과하게 거부하고 본성으로만 살려고 하는 것도 좋다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반대로 인간의 본성을 거부하고 문명만을 따르는 삶에 안주하려고 하는 자세도 문제가 있죠. 균형을 맞추면서 살아가는 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인간이 교육을 통해 본성을 완전히 배제한 문명인이 되는 것이 가능한지, 이 영화를 본 후 생각해 볼 만한 주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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