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포스팅에서, '분위기가 매력적인 영화'를 소개할 때 언급한 바 있었던 영화 [리플리(The Talented Mr.Ripley)]. 영화 리플리는 여러 번 봤는데도, 볼 때마다 매력이 넘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즐거운 것은 어마어마한 배우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한꺼번에 등장하며, 게다가 연기도 기가 막히다는 것이다. 맷 데이먼, 주드 로를 비롯해 귀네스 팰트로, 케이트 블란챗,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과 같은 대단한 배우들의 전성기 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패션을 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메레디스 로그 역의 케이트 블란챗 배우의 패션은 지금 봐도 하나도 촌스럽지 않고 아름답다. 어느 착장에나 매치한 진주 목걸이, 볼륨감 있는 헤어에 매치한 볼드한 두께의 헤어밴드는 지금 한국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것들이지 않은가.
넷플릭스 스릴러 영화로 인기 있는 [리플리]이지만, 영화 속의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의 여름은 평화롭고 아름답다. 한가롭고 평화로워 보이는 이탈리아의 여름이라는 배경과, 질투와 탐욕, 거짓으로 점철된 톰 리플리의 시커먼 속내는 매우 대비된다. 이것이 다른 여느 스릴러 영화들과의 차별성을 갖도록 한다.
영화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 간단 줄거리 요약
주인공인 토마스 리플리는 낮에는 호텔 보이, 밤에는 피아노 조율사로 일하며, 스스로 생각하기에 별 볼 일 없는 인생을 그럭저럭 살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상류층들만 모인 파티에서 피아니스트를 대신해 피아노 연주를 하다가, 톰은 선박 부호 그린리프의 눈에 띄게 된다. 성실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이는 토마스 리플리에게, 그린리프는 이탈리아에서 한심하게 살고 있는 자신의 아들, 딕키 그린리프를 데려와 달라고 부탁한다.
이탈리아로 간 톰 리플리, 딕키와 동창인 척하며 그에게 접근하는데... 딕키와 그의 여자 친구 마지와도 친해지며, 마치 자신도 그들과 같은 상류사회의 일원이 된 듯 착각에 빠진다. 그리고 그들의 삶이 온전히, 그리고 영원히 그의 것이었으면 하고 바라며, 톰 리플리의 그러한 욕망은 돌이킬 수 없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영화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를 보고 느낀 것들
- 내가 거짓말을 싫어하고 거짓말하는 사람을 조심하는 이유는, 반드시 한 가지의 거짓말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부수적으로 작은 여러 개의 거짓말을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톰 리플리는 딕키가 자기에게 마음을 더 열기를, 관심을 더 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딕키에게는 마지가 있었고, 수많은 즐길거리들이 있었고, 어떤 것에 집중하기에는 너무 자유로웠다. 톰 리플리의 첫 번째 살인은 딕키에 대한 애정 결핍으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었을까.
- 이 영화에서 주드 로가 입고 나온 착장들은, '남자 여름 패션' 레퍼런스로도 많이 회자되곤 한다. 하지만, 약간은 날라리 티가 나는 주드 로보다는 톰 리플리 역의 맷 데이먼 착장이 나는 더 마음에 든다. 하늘색 셔츠에, 타이트하게 맨 네이비색의 넥타이, 브라운 컬러의 코듀로이 재킷을 입고 있는 톰 리플리는 정말 톰 리플리 그 자체이다. 톰 리플리는 순수하고 순진했고, 그래서 그의 욕망은 순도 100%였으며, 스스로도 컨트롤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
- 토마스 리플리가 첫 살인을 저지르기 전에, 딕키에게 하던 말들을 잊을 수 없다. "웃긴 건, 난 다른 사람인 척하지 않는데, 너는 그런다는 거야... 난 너한테 솔직했어. 내 감정에 대해서 말이야... 내 감정을 알면서도 넌 마지랑 결혼하다고 하고, 그러면서도 다른 여자들이랑도 놀아나잖아. 너는 색소폰을 불겠다고 했다가, 드럼을 치겠다고 하고. 어떤 게 진짜 너야?" 톰은, 어느 하나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는 삶을 사는 딕키가 부러우면서도, 동시에 미웠을 것이다. 자신이 하나도 가지지 못한 것을 딕키는 수없이 많이 가지고 있으니까. 게다가 어떤 노력도 없이 말이다. 톰 리플리는 그런 식으로 딕키를 비난했으면서도, 딕키의 삶을 차지했을 땐 흔쾌히 딕키처럼 산다. '다른 사람인 척'하면서 말이다.
- 톰 리플리만큼 남의 인생을 탐해본 적은 없지만, 누군가의 인생의 일부분만을 보고 상대적 박탈감이나 열등감을 느껴본 적은 많다. SNS를 보면 참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워 보이고, 그래서 행복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 인생의 극히 일부이며, 나에게도 그 정도의 여유와 행복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한 사실을 잊지 말자고 다짐해도, 또 굳이 남과 나를 비교하여 스스로가 얼마나 못났는지 되새김질하게 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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